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얼마 안 되는 인생을 살았지만, 그렇다고 힘든 시절이 없었던 건 아니다.
아마 앞으로도 힘든 시절은 찾아올 것이고, 조금 과장되게 얘기하자면 눈 감는 순간까지 쉬운 일은 없을 것 같다.
불안하고, 외롭고.
진로 고민으로, 먹고 살 고민으로 머리를 감싸고.
관계에서 오는 아픔에 눈물 흘리며 잠 못 이루기도 한다.
고통을 마주하는 것만큼 직접적인 해결책은 없지만,
그 과정을 견뎌내는 건 언제 해도 어렵다.
나에게는 힘든 순간이 찾아올 때마다 스스로에게 되뇌이는 주문같은 게 있다.
오늘은 그 얘기를 해보려 한다.
🏫 Prologue
세상이 끝난 듯 놀던 중3 겨울방학
중학교 때까지는 공부를 곧잘 했지만,
특목고에는 떨어졌다.
고작 고등학교 입시에 실패한 걸 가지고 나는 인생이 망한 줄 알았다.
입시에 실패한 그해 겨울,
남들은 고등학교에 가기 전 겨울방학에 '선행학습이네 뭐네' 열심히 공부를 했지만
나는 세상이 끝난 듯 놀아 재꼈다. 하고 싶었던 일은 모두 했던 것 같다.
하위 10%
다행히 담임 선생님의 권유로,
광명에 있는 괜찮은(?) 고등학교에 진학하게 됐지만
공부를 하지 않은 건 마찬가지였다.
덕분에 360명 중 거진 300등으로 고등학교에 입학을 했다.
친구들과 노는 게 너무 좋았다.
동아리 생활도 즐거웠고,
선배들이나 선생님이나 친구들까지 주변 사람과 상황 모두 좋았다.
다만 성적이 🐶판이었다.
"너 아직도 미국 유학 갈 생각 있니?"
아들내미 하는 짓이 하도 답답했는지 어느 날 엄마가 내게 넌지시 물어봤다.
너 아직도 미국 갈 생각 있니?
그래, 국영수 중에 영어라도 잡으면 조금 낫지 않을까?
라는 생각으로 미국에 가겠다고 엄마에게 말했다.
그 길로 다니던 고등학교는 자퇴를 했다.
🗽 American Dream
나 홀로 미국으로
이 블로그가 시작된 계기이기도 한데,
그렇게 17살 무렵에 나는**홀로**미국 유학을 갔다.
전형적인 한국의 고등학생이었던 나는 부푼 꿈을 안고 미국행 🛫비행기에 몸을 올렸다.
쉽지만은 않은 객지 생활
사진만 보면 아주 행복한 유학생활이 계속됐을 것 같지만 홀로 객지 생활을 하는 게 쉽지만은 않았다.
- 호스트(미국인 가정)와 함께 살아야 했다.
- 호스트는 나에게 일주일에 3번은 교회를 같이 갈 것을 강요했다. (나는 무교다)
- 부모님과 너무 자주 연락하면 안 됐다. (어길 시 강제 귀국)
- 밥을 잘 안 챙겨줬다... (편의점 가서 사 먹거나, 배를 곪으며 남들 먹을 때까지 기다림)
- 등등...
"나 한국에 돌아가고 싶어"
미국에 간 지 한 달 정도 됐을 무렵 너무 힘들어서 엄마에게 돌아가고 싶다고 연락했다.
돈 들여 보내놓은 게 아까워서 였는지 모르겠지만ㅋㅋㅋ
그 때 엄마는 3개월만 참으면 괜찮아질 거라고 내게 말해줬다.
지나고 보면 아무것도 아닐 일이라고, 하던 일을 끝까지 마치는 걸 배워보라고 얘기해줬다.
물론 뒤지게 힘들었다...
그래도 지나고 보면 정말 별 거 아니긴 하더라
👊 '3개월만 참자'는 말을 수차례 되새긴다.
17살 무렵, 어떻게 보면 남들보다 조금 일찍 인생에 교훈을 새긴 나는
유학생활 이후에도 역마살이 낀 것 마냥 옮겨다니는 삶을 계속했다.
사는 곳도 자주 바뀌었고, 학교・군대・회사 등 내가 속한 조직 내에서도 자주 영역을 달리했다.
새로운 집단에 속하고, 새로운 곳에서 삶을 시작하게 될 때마다,
나는 속으로 그 때 엄마가 해준 말을 되뇌이곤 한다.
'3개월만 지나면 이것도 별 것 아닐 거야'
그리고 거짓말처럼 3개월만 지나면
정말 별 것 아닌 것처럼 힘들었던 일들이 모두 까마득하게 느껴지곤 한다.
군대는 조금 더 걸리긴 하더라
8년 만의 글을 남기며
교환학생 시절 이 블로그를 시작하고 접은 이후,
오랜만에 글을 쓰면서 어떤 글을 첫 글로 남겨야 할지 조금 고민해봤다.
사실 그 전에 블로그를 다시 꾸며보고자 수차례 시도해봤지만 그때마다 잘 안 됐다.
어떻게 블로그를 꾸며야 할 지, 어떤 글을 써야할 지 잘 모르겠더라.
여전히 이렇다할 계획은 없다.
하지만 이번에는 3개월만 참고 꾸준히 글을 써보려 한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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